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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로 태어나게 해서 미안해(1-4)
작성자 박하나 등록일 13.09.30 조회수 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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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7월 25일 세상에서 가장 빛나는 아기가 태어났습니다

열달만에 아이를 품에 안아본 엄마에게 그 시간은 평생 가장 큰 행복이었고 기적이었습니다.

 출산의 감동은 세월이 흘러 육아의 고단함으로 희미해져 갔습니다.

아이가 두 살이 되었을 때 엄마는 아이의 동생을 갖게 됩니다.

태안에서 자라나고 있는 아이가 딸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아들인 첫째와는 또 다른 감동이 밀려왔습니다.

배가 불러오고 출산이 임박해졌는데

기적같은 감동으로 낳았던 큰 아이가 미운 짓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먹던 밥을 뱉었고, 잘 가리던 소변을 실례하고.

잠투정이 심해지고, 울음 소리가 커지더란 말입니다.

2009년 2월18일. 엄마는 큰 아이에게 동생을 선물했습니다.

작고 예쁜 여자동생이었습니다.

아빠와 엄마는 젖은 눈이지만 웃으면서 아이를 바라보았습니다.

하지만 큰 아이는 동생이 미웠나봅니다.

자는 동생 얼굴에 커다란 자기 베게를 올려놓았습니다.

이불을 끌어다 덮어놨습니다.

두달도 안된 동생의 배를 베고 누웠습니다.

엄마는 화가 났습니다. 동생을 왜 괴롭히느냐고 엉덩이를 두들겨 주었습니다.

돌아서서 우는 큰 아이보다는 오빠가 그랬는지 어쨌는지 쌕쌕 자는 아기만 불쌍해보였습니다.

뒤돌아서 울면서 방을 나가는 아이는 겨우 30개월(세살)이었습니다.

세월은 흘렀습니다.

이제는 엄마도 육아에서 벗어났습니다.

큰 아이는 여덟살이 되었고, 학교에 잘 다니고 있습니다.

둘째 아이는 다섯살이고 유치원생입니다.

엄마는 한층 여유로워졌습니다.

큰 아이와 책도 많이 읽고 큰 아이 이야기도 잘 들어줍니다.

이만하면 잘해주고 있다 생각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이에게 '젊어지는 샘물'이라는 동화를 읽어주고 물었습니다.

"하람아, 하람이는 언제로 다시 돌아가고 싶어??"

"나? 나는 엄마 뱃속으로 다시 들어가고 싶어."

엄마는 의아해서 물었습니다.

"왜? 왜 돌아가고 싶어?"

"응, 그건 말이야. 뱃속으로 다시 돌아가서 내가 동생으로 다시 태어나고 싶어. 내가 예봄이로 태어나서 엄마 딸이고 싶어."

엄마는 너무 놀랐습니다. 그리고 눈물이 주르륵 흘렀습니다.

엄마는 사과했습니다. 아들아 미안해. 오빠이게 해서 미안해. 오빠처럼 굴라고 강요해서 미안해.

너는 너라고 그걸로 너는 소중하다고 말해주지 못해서 미안해.

 

요즘도 가끔 엄마는 동생을 자주 안아주어야 합니다.

어디를 다녀올 때 동생은 걸음이 느리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오빠도 잘 안아줍니다.

더 많이 쓰다듬고 더 많이 안아줍니다.

아이를 아이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니 아이도 엄마도 행복합니다.

때로는 큰 아이에게 너무 어른스러움을 강요하지는 않습니까.

엄마는 늦었지만 아이도 아이라는 것을 인정해봅니다.

오늘도 하람이는 밝게 웃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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